[집중취재] 10·15 부동산대책 1년…집값 잡았나, 풍선효과 키웠나
영상 설명
【 앵커멘트 】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대출 규제까지 강화한 10·15 부동산대책이 시행 1년을 맞았습니다.
끝없이 오르는 집값을 잡고자 도입된 정책으로 1년을 지난 지금, 강남권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반면 서울 외곽과 중저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책 시행 1년을 맞아 시장에 나타난 여러 변화와 성과, 또 남은 과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오늘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길금희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네 우선 집값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아직 정책효과가 시장에 다 미치기엔 1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는 지적들도 나옵니다.
1년새 서울 집값 흐름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먼저 결론부터 요약하자면, 과열된 부동산 거래를 억제하는 효과는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울 집값 전반을 안정시켰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인데요.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와 비교해 평균 10.42% 상승했습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곳은 성북구입니다.
성북구는 16.52%로 가장 많이 올랐고요, 서대문구와 강서구도 각각 14.40%, 14.39% 상승했습니다.
통계만 두고 봤을때는 그러니까 서울 지역에서도 그동안은 상대적으로 중저가로 불리던 자치구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인데요.
반면 기존에도 높은 집값을 자랑하던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1.40%, 3.3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여전히 서울 집값 전체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상황 속 이 상승세의 중심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난 건데요.
이런 흐름에는 오늘 우리가 다루고 있는 10·15 정책인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주택 가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했습니다.
이 효과로 고가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앞서 통계에서도 드러났듯이, 규제가 모든 지역에 동일한 효과를 내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고가 주택 시장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대출을 활용하는 실수요자와 매수 수요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매수 수요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규제가 이렇게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주택으로 경쟁이 집중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이렇다보니 10·15 대책 이후,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에 더해 서울 안에서도 가격대별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대출 규제로 인해 내가 살 수 있는 범위의 집이 더 한정적인 상황이라면, 우리가 늘 강조하듯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공급이 뒷받침돼야 할 텐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실제 현재까지 정부가 제시한 목표 대비 공급 실적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습니까?
【 기자 】
지난 10월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목표와 실제 착공 실적 사이의 격차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가 26만8,000가구인데, 8월까지 누적 착공 실적은 8만6,739가구로 연간 목표의 32.4%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9월 이후 약 18만1,000가구를 추가로 착공해야 하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수도권 착공 물량인 16만6,800가구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사실상 남은 기간에 지난해 1년 치보다 더 많은 물량을 착공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목표를 100%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간 목표의 80~88%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홍 장관이 언급한 목표대로라면 약 3만2,000~5만4,000가구가 계획에 미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밖에도 국감에서는 공급 목표 자체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4분기에 착공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남은 기간에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건데요.
이런 우려는 실제 통계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1~8월 서울시 내 주택 인허가는 3만9,94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0.4% 증가했고, 착공도 2만679가구로 41.1% 늘었습니다.
서울만 보면 개선된 지표가 나타났지만, 수도권 전체 착공 증가율은 1.5%에 그쳤습니다.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준공 물량도 감소했는데요.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준공은 2만5,63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9.1% 줄었고, 수도권 전체 준공도 8만75가구로 21.6% 감소했습니다.
결국 국감에서 논란이 된 건 정부가 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실제 착공 실적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여기에 준공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에서도 불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전세 매물은 줄고 전셋값은 올랐는데요.
실제로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매매시장 규제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임대차시장에서는 최근 다소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직후부터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96% 상승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도 지난해 10월 15일 2만4,369건에서 올해 10월 10일 2만331건으로 16.6% 감소했습니다.
정리를 하면, 전셋값은 오르고 매물은 줄어드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우리가 알고 있듯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의무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집주인의 임대 방식 변화 등이 더해지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들 수 있게 되는데요.
물론, 전세 매물 감소를 규제만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수요가 이어지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특히 전세 매물이 줄어들게 되면 세입자는 더 높은 보증금을 마련하거나 월세로 이동해야하는 상황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렇게 되면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무주택자에게 전셋값까지 오르는 것은 주거비 부담이 이중으로 커지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가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고, 연말 부동산시장은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요?
【 기자 】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만으로는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규제 범위를 넓히면 수요가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규제를 해제할 때는 억눌렸던 매수 수요가 다시 유입되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규제의 강도만 높이기보다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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